
여행지에서 우리는 가볍게 소비한다.
생수병을 사고, 일회용 용기에 음식을 담고, 호텔에서 작은 샴푸병과 칫솔을 사용한다. 조식 뷔페에서는 먹고 싶은 음식을 넉넉하게 접시에 담는다.
여행이 끝나면 여행자는 짐을 싸서 떠난다.
그러나 객실과 식당, 해변과 공항에서 나온 쓰레기는 그곳에 남는다.
본 칼럼에서는 여행자의 눈에 잘 보이지 않는 관광산업의 뒷면을 살펴보려 한다.
우리가 떠난 뒤 남겨진 쓰레기는 누가 처리하고, 그 비용은 누가 부담하는가.
[관광은 폐기물을 이동시킨다]
관광은 사람만 이동시키지 않는다. 생수와 음료, 식품과 포장재, 객실용품과 세탁물처럼 여행자를 위한 수많은 물자가 관광지로 함께 이동한다.
리조트와 호텔은 투숙객이 불편을 느끼지 않도록 객실마다 생수·세면용품·슬리퍼·면도기·칫솔을 준비한다.
음식점은 위생과 운반 편의를 위해 일회용 포장재를 사용하고, 항공사와 크루즈사는 정해진 시간 안에 많은 승객에게 음식을 제공하기 위해 개별 포장을 선택한다.
문제는 이러한 물자가 관광지에 도착한 뒤 짧은 시간 안에 폐기물로 바뀐다는 점이다. 관광지의 쓰레기 처리시설과 매립지는 여행자의 소비속도만큼 빠르게 확장되기 어렵다.
유엔환경계획은 관광이 목적지의 폐기물 부담을 늘리고, 폐기물 관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으면 탄소배출과 생물다양성 손실, 토양·물·대기오염뿐 아니라 주민 건강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지적한다.
[섬에는 ‘버릴 곳’이 없다]
관광 쓰레기 문제는 섬과 해안 관광지에서 특히 심각하다.
섬은 토지가 좁고 매립지와 재활용시설이 부족하며, 폐기물을 다른 지역으로 운송하려면 선박과 추가 비용이 필요하다.
세계은행이 태평양 섬 지역을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관광 부문에서 연간 약 3만 6,833톤의 폐기물이 발생하며, 이 가운데 약 20%가 적절히 관리되지 못하고 환경으로 유출되는 것으로 추정됐다. 이 지역 관광 폐기물의 80% 이상은 음식물·정원폐기물·종이와 판지 등을 포함한 유기성 폐기물이며, 플라스틱은 약 12.6%를 차지한다.
관광객이 버린 폐기물은 관광객과 함께 돌아가지 않는다.
매립되거나 태워지고, 수거되지 못하면 하천과 해변·바다로 흘러간다.
쓰레기가 해변과 바다로 유출되면 자연과 주민 생활뿐 아니라 관광산업 자체도 피해를 본다. 깨끗한 해변과 산호초를 찾아온 관광객이 남긴 폐기물이 다시 그 관광자원의 매력을 훼손하는 악순환이 만들어진다.
관광은 작은 섬에 외화를 가져오지만, 동시에 섬이 감당하기 어려운 양의 포장재와 음식물, 생활폐기물을 들여온다.
관광수입이 폐기물 처리비용보다 크다는 이유만으로 이 구조를 지속가능하다고 말할 수는 없다.
[플라스틱은 편리함의 언어다]
관광산업에서 플라스틱이 널리 사용되는 이유는 분명하다.
가볍고 저렴하며, 쉽게 운반하고 개별 포장할 수 있기 때문이다. 위생과 안전을 설명하기에도 편하다.
호텔 객실에서는 일회용 물병과 작은 세면용품 용기가 사용되고, 식당과 관광지에서는 빨대·컵·뚜껑·수저·봉투가 제공된다.
이들 대부분은 몇 분 또는 며칠만 사용되지만 자연에서는 훨씬 오랫동안 남는다.
유엔환경계획은 관광객 10명 중 8명이 해안지역을 찾는 상황에서 호텔과 관광시설의 일회용 플라스틱이 해양 플라스틱 문제에 부담을 더한다고 지적한다.
특히 샴푸병·칫솔·빗과 같은 작은 객실용품은 개별 크기가 작아 보이지만, 수많은 객실과 투숙일수를 곱하면 막대한 양이 된다.
2020년 출범한 글로벌 관광 플라스틱 이니셔티브는 관광기업과 정부에 불필요하거나 문제가 큰 플라스틱을 없애고, 일회용품을 재사용 모델로 전환하며, 포장재의 재사용·재활용·퇴비화 가능성을 높이도록 요구했다.
참여기관에는 목표와 진행 상황을 매년 공개하라는 의무도 제시됐다.
2022년 활동을 다룬 보고서에서는 불필요한 플라스틱 제거 조치를 시행했다고 보고한 참여기관 수가 전년보다 69% 늘었고, 재사용 모델이나 재사용 가능한 대안을 도입했다고 응답한 기관도 93% 증가했다.
그러나 주방과 물류·서비스 구역의 플라스틱 감축은 객실용품보다 더디며, 중소기업의 참여와 정확한 데이터 수집에도 여전히 어려움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플라스틱 프리’의 함정]
플라스틱을 종이·목재·바이오 소재로 바꾸면 모든 문제가 해결되는 것처럼 보일 수 있다.
그러나 일회용품을 다른 재질의 일회용품으로 교체하는 것만으로는 폐기물 발생 구조 자체가 달라지지 않는다.
종이컵도 플라스틱 코팅이나 접착제가 포함되면 재활용이 어려울 수 있다.
퇴비화 가능 용기 역시 해당 지역에 산업용 퇴비화 시설과 분리수거 체계가 없다면 일반쓰레기로 매립되거나 소각될 가능성이 크다.
그래서 폐기물 관리에서는 ‘대체’보다 ‘제거와 재사용’이 우선돼야 한다.
객실마다 작은 샴푸병을 제공하는 대신 리필형 용기를 설치하고, 생수병을 다른 일회용 병으로 바꾸기보다 정수시설과 다회용 유리병을 운영하는 방식이다.
필리핀 팔라완의 한 호텔은 욕실용품을 리필형 펌프로 바꾸고, 자체 정수한 물을 재사용 가능한 유리병에 제공하는 방식을 도입했다.
이러한 변화는 눈앞의 플라스틱만 다른 소재로 바꾸는 것이 아니라, 구매·공급·세척·회수 시스템 전체를 다시 설계하는 접근이다.
‘친환경 소재’라는 표시보다 중요한 질문은 이것이다.
한 번 쓰고 버리지 않아도 되는 시스템인가.
[풍성한 뷔페의 대가]
관광 폐기물에서 플라스틱만큼 중요한 것이 음식물이다.
호텔과 리조트는 부족하다는 인상을 주지 않기 위해 실제 소비량보다 많은 음식을 준비하는 경향이 있다.
조식 뷔페는 마감시간까지 음식이 가득 차 있어야 좋은 서비스로 평가받는다.
행사와 단체관광에서는 참가자 수의 변동에 대비해 여유분을 준비하고, 여행자는 숙박료에 포함된 음식이라는 생각으로 평소보다 많이 담기도 한다.
파키스탄 라호르의 숙박·외식업을 조사한 연구에서는 호텔의 고객 1인당 음식물 쓰레기가 평균 138.4g으로 측정됐으며, 접시에 남은 음식과 부정확한 수요예측이 주요 발생 원인으로 나타났다.
다른 호텔 식음시설 연구에서도 제공된 음식 가운데 고객 접시에서 버려진 양이 평균 5.8%를 차지했다.
음식물 쓰레기는 단지 먹지 않은 음식의 문제가 아니다. 그 음식을 생산하는 데 사용한 물과 토지·에너지, 운송과 냉장, 조리 노동까지 함께 버리는 일이다.
관광산업에서 음식물 폐기물을 줄이려면 주방에서 버려지는 재료와 뷔페 잔여물, 손님이 접시에 남긴 음식을 구분해 측정해야 한다.
그래야 구매량의 문제인지, 조리과정의 손실인지, 제공량과 접시 크기의 문제인지 알 수 있다.
[측정하지 않으면 줄일 수 없다]
많은 호텔이 환경정책을 홍보하지만, 실제로 한 해에 얼마만큼의 폐기물을 배출하는지 공개하는 곳은 많지 않다.
유엔환경계획이 세계 50대 호텔그룹의 공개자료를 검토한 보고서에서는 폐기물 관련 정보를 보고한 기업이 26곳에 불과했고, 보고 방식과 자료의 품질도 서로 크게 달랐다.
호텔 폐기물 측정 방법론은 최소한 전체 폐기물과 음식물 쓰레기의 총량, 면적당 발생량, 매립·소각을 피한 전환율 등을 공통으로 측정하도록 제안한다.
음식물 쓰레기는 숙박객 1박 또는 크루즈 승객 1일당 발생량으로 표시해야 시설과 시기별 성과를 비교할 수 있다.
“작년보다 줄였다”는 주장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무엇을 포함했는지, 기준연도가 언제인지, 몇 개 사업장을 측정했는지, 재활용됐다고 분류한 폐기물이 실제로 어디로 갔는지까지 공개해야 한다.
2022년 글로벌 관광 플라스틱 이니셔티브 보고서도 코로나19와 품목별 무게자료 부족 때문에 신뢰할 만한 기준선을 만드는 데 여러 해가 필요하다고 평가했다.
환경 목표가 없는 것만큼이나, 측정하기 어려운 목표를 선언만 해 놓는 것도 문제다.
좋은 폐기물 정책은 감동적인 문구보다 계량기와 기록표에서 시작된다.
[분리수거만으로 충분한가]
관광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환경대책은 분리수거함이다. 그러나 분리수거함을 설치했다고 자원순환이 완성되는 것은 아니다.
수거 후 품목이 다시 섞이거나, 오염된 용기가 재활용시설에서 거부될 수 있다. 재활용시설이 없는 섬에서는 분리한 폐기물을 장거리 운송해야 하며, 시장가격이 낮으면 재활용품을 받아 줄 업체를 찾기 어려울 수도 있다.
무엇보다 재활용은 이미 만들어지고 버려진 물건을 처리하는 단계다. 관광기업이 계속 대량 구매하고 일회용품을 제공하면서 분리배출만 요청한다면 책임의 상당 부분을 직원과 여행자, 지방정부에 넘기는 셈이다.
순환경제의 우선순위는 명확해야 한다.
- 불필요한 물건은 제공하지 않는다.
- 일회용품을 재사용 시스템으로 바꾼다.
- 내구성이 높고 수리 가능한 제품을 구매한다.
- 남은 음식과 물품은 안전하게 재분배한다.
- 재사용할 수 없는 자원은 지역에서 실제 재활용 가능한 소재로 선택한다.
- 최종적으로 남은 폐기물은 오염 없이 처리한다.
유엔환경계획과 유엔관광기구가 공동으로 운영하는 관광 플라스틱 이니셔티브도 제거·재사용·재활용을 가치사슬 전체에서 실행하고, 공급업체와 폐기물 처리업체까지 함께 참여시킬 것을 요구한다.
[호텔 혼자서는 해결할 수 없다]
호텔이 리필형 용기를 사용하려 해도 공급업체가 납품 가능한 대용량 제품을 제공하지 않으면 실행하기 어렵다.
음식물 폐기물을 분리해도 지방정부에 퇴비화나 바이오가스 시설이 없다면 결국 매립지로 갈 수 있다.
따라서 관광 폐기물은 개별 여행자나 호텔의 양심만으로 해결할 수 없다.
생산자와 유통업체, 숙박·외식업체, 플랫폼과 교통회사, 지방정부와 폐기물 처리기업이 하나의 체계 안에서 움직여야 한다.
관광기업은 납품계약 단계에서 과도한 포장을 줄이고, 다회용 운송용기와 회수체계를 요구할 수 있다.
지방정부는 관광사업자의 폐기물 발생량 보고를 의무화하고, 성수기 처리비용을 반영한 부담금과 생산자책임제도를 도입할 수 있다.
관광세의 일부를 주민과 관광객이 함께 사용하는 재활용·퇴비화시설에 투자하는 것도 필요하다. 관광객 때문에 늘어난 폐기물 처리비를 주민 세금만으로 부담하게 해서는 안 된다.
태평양 섬 지역 조사에서도 관광 폐기물 관리가 대체로 임시적이며 관광 부문 전체의 구체적인 관리계획이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시설을 짓는 것뿐 아니라 수거와 운반, 데이터, 교육과 재정까지 연결한 목적지 단위의 계획이 필요하다.
[음식은 버리기 전에 줄여야 한다]
먹고 남은 음식을 기부하거나 퇴비로 만드는 일은 의미가 있다. 그러나 가장 좋은 방법은 애초에 남지 않도록 하는 것이다.
호텔의 음식물 폐기물 감축 사례를 분석한 자료는 주요 전략으로 폐기량 측정, 직원 참여, 뷔페 운영 개선, 과잉생산 축소, 남은 식재료 활용을 제시한다. 구체적으로는 예약·투숙률을 활용한 수요예측, 작은 양을 자주 조리하는 방식, 접시와 1회 제공량 조정, 주문식 메뉴 확대 등이 가능하다.
유엔환경계획과 유엔관광기구는 2026년 관광 부문의 음식물 쓰레기를 줄이기 위한 글로벌 이니셔티브 ‘Recipe of Change’를 출범시켰다. 참여기업은 음식물 폐기량을 측정하고 운영·행동 개선책을 실행하며, 2030년까지 감축성과를 확인할 수 있는 체계를 마련하는 데 초점을 둔다.
호텔 주방에서 무엇이 얼마나 버려지는지 매일 기록하면 인기 없는 메뉴와 과다한 생산량을 확인할 수 있다. 관광객에게 적게 먹으라고 훈계하는 것보다, 먹을 만큼 선택할 수 있도록 서비스 자체를 설계하는 편이 효과적이다.
풍성함을 음식의 높이와 양으로 보여 주는 서비스 문화도 달라져야 한다.
비어 가는 뷔페가 실패한 서비스가 아니라 낭비를 줄이면서도 필요한 만큼 신선하게 제공하는 서비스로 평가받아야 한다.
[노동자에게 부담을 넘기지 말자]
폐기물을 줄이는 정책이 현장 노동자의 업무만 늘려서는 안 된다.
주방과 객실 직원에게 분리수거·세척·계량·기록 업무를 추가하면서 인력과 시간, 교육을 제공하지 않으면 환경경영은 또 다른 노동강화가 된다.
호텔은 폐기물 관리시간을 정식 업무로 인정하고 필요한 인력과 장비를 배치해야 한다.
무거운 음식물 용기와 유리병을 옮기는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안전 문제도 함께 관리해야 한다.
정확한 기록을 원한다면 직원에게 실적 부진의 책임을 묻기보다, 왜 폐기물이 발생했는지를 자유롭게 보고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
직원의 경험은 어느 메뉴가 남고, 어느 포장이 불필요하며, 어떤 객실용품이 거의 사용되지 않는지 알려 주는 가장 중요한 자료다.
자원순환은 경영진이 선언하고 현장 직원이 알아서 실행하는 캠페인이 아니다.
구매·조리·서비스·청소·폐기물 처리에 참여하는 노동자가 설계와 평가에 함께 참여해야 한다.
[여행자는 무엇을 할 수 있을까]
관광 쓰레기의 구조적 책임을 여행자 개인에게 모두 돌릴 수는 없다. 여행자는 호텔이 제공하는 상품과 목적지가 마련한 폐기물 체계 안에서 소비하기 때문이다.
그렇더라도 선택할 수 있는 일은 있다.
- 다회용 물병과 컵, 장바구니를 사용한다.
- 필요하지 않은 객실용품과 일회용품은 받지 않는다.
- 뷔페에서는 먹을 만큼만 담고 부족하면 다시 가져온다.
- 객실 쓰레기는 해당 지역의 안내에 따라 정확히 분리한다.
- 해변과 산에서 나온 쓰레기는 반드시 수거 가능한 장소로 가져온다.
- 리필·재사용 체계를 운영하고 폐기물 성과를 공개하는 숙소를 선택한다.
- ‘생분해성’과 ‘친환경’이라는 문구만 믿지 말고 실제 처리방법을 확인한다.
그러나 여행자의 역할은 쓰레기를 잘 버리는 데서 끝나지 않는다.
일회용 생수병을 제공하지 않는 호텔에 불편하다는 평가를 남기기보다 정수기와 리필 스테이션을 이용하고, 음식의 종류가 무한히 많은 뷔페보다 낭비를 줄인 식당을 좋은 서비스로 인정해야 한다.
관광기업이 바뀌려면 여행자의 기대도 바뀌어야 한다.
[제로웨이스트라는 과장]
‘제로웨이스트 호텔’이나 ‘플라스틱 없는 여행’이라는 표현은 매력적이다. 하지만 폐기물이 완전히 발생하지 않는 관광시설은 현실적으로 드물다.
호텔이 객실용 플라스틱 몇 가지를 없애 놓고 주방·세탁·납품 과정의 폐기물을 공개하지 않는다면 ‘제로웨이스트’라는 표현은 실제보다 과장될 수 있다.
폐기물을 외부업체에 넘긴 뒤 재활용됐다고 간주하는 경우에도 최종 처리과정을 확인해야 한다.
책임 있는 기업이라면 완벽함을 주장하기보다 다음을 투명하게 밝혀야 한다.
- 전체 폐기물과 음식물·플라스틱 폐기물 발생량
- 투숙객 1박당 폐기물 원단위
- 감축 기준연도와 목표연도
- 재사용·재활용·퇴비화·소각·매립 비율
- 측정에서 제외된 사업장과 품목
- 공급망에서 발생한 포장폐기물
- 목표를 달성하지 못한 이유와 개선계획
글로벌 관광 플라스틱 이니셔티브가 연례 공개보고를 요구하고 호텔 폐기물 측정 방법론이 공통 지표를 제시하는 이유도, 선언과 실제 성과를 구분하기 위해서다.
[본 칼럼의 질문]
여행자는 쓰레기를 버린 뒤 떠나지만, 주민은 그 쓰레기가 묻히고 태워지는 곳에서 계속 살아간다. 섬의 매립지가 가득 차고, 플라스틱이 바다로 흘러가며, 음식물 쓰레기가 악취와 온실가스를 만들어도 그 비용은 여행 영수증에 잘 나타나지 않는다.
본 칼럼을 마치며 이렇게 적고 싶다.
좋은 관광은 쓰레기를 눈에 띄지 않게 치우는 관광이 아니다. 처음부터 버릴 것을 덜 만들고, 사용한 자원이 지역 안에서 다시 순환하도록 책임지는 관광이다.
호텔 객실에 쓰레기통이 있다고 해서, 우리가 버린 물건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객실 밖으로 옮겨졌을 뿐이다.
다음 여행에서는 무엇을 살 것인가만큼 무엇을 남길 것인가를 생각해야 한다.
- 이 숙소는 폐기물 발생량을 측정하고 공개하는가.
- 일회용품을 다른 일회용 소재로 바꾸는 데 그치지 않았는가.
- 음식물 쓰레기를 줄이기 위해 서비스 방식을 바꾸고 있는가.
- 관광객이 만든 폐기물의 처리비용을 주민에게 떠넘기지 않는가.
- 재활용할 시설도 없는 지역에 ‘재활용 가능’ 포장재를 공급하고 있지는 않은가.
그리고 여행지에서 마지막 짐을 챙기며 한 번쯤 물어야 한다.
“나는 이곳에서 어떤 추억을 가져가고, 무엇을 쓰레기로 남겨 두고 가는가.”
[이강일 | 관광산업 연구자·저자. 관광의 미래를 읽고, 현장의 길을 설계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