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광칼럼 47] 우주관광, 인류의 꿈인가 기후위기의 사치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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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광칼럼 47] 우주관광, 인류의 꿈인가 기후위기의 사치인가

관리자 2026-09-09 조회수 53


본 기고에서는 관광의 가장 먼 경계, 우주를 이야기해 보려 한다.

 

2021년 이후 몇몇 억만장자가 짧은 우주비행을 마친 뒤 “모든 인류가 이 경험을 해야 한다”고 말할 때, 많은 사람들은 묻는다. “정말 그럴 만큼의 가치가 있는가.”

지금까지 우주관광은 상징에 가까운 일이었다. 하지만 여러 기업이 연간 수백·수천 회 상업 비행을 계획하면서, 이것은 더 이상 공상과학의 문제가 아니라 관광·기후·불평등이 만나는 현실의 문제로 바뀌고 있다.

 

[한 번 타면, 장거리 항공 50~100번과 맞먹는 탄소발자국]

 

장거리 이코노미 항공여행 한 번이 승객 1인당 약 3~5톤의 CO2를 배출한다는 분석은 이제 잘 알려져 있다. 

그런데 우주관광은 이보다 최대 100배까지 높은 배출량을 가질 수 있다는 연구들이 나오고 있다.

최근 서브오비탈(space edge) 관광 비행을 분석한 연구는, 우주관광선 한 번의 CO2 배출이 85~226톤 수준이라 추정했다. 

비행 시간이 대략 1~2시간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승객 1인당·1시간당 85~226톤의 CO2를 배출하는 셈이다. 상용 항공기가 승객 1인당·1시간당 약 0.25톤 수준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단위 시간 기준으로 400~1,000배 높은 배출 강도다.

버진 갤럭틱(Virgin Galactic)의 서브오비탈 비행을 분석한 한 연구는, 약 1시간 30분짜리 비행에서 승객 1인당 배출량이 약 4.5톤 CO2에 이른다고 계산했다. 

여섯 명이 탑승하는 이 비행의 승객 1인당 탄소발자국은, 런던–뉴욕 비즈니스석 항공편 승객보다 약 60배 높다는 분석도 있다. 

이는 파리협정을 지키기 위해 권고되는 1인 연간 탄소 예산(약 2톤)을 한 번에 두 배 넘게 써 버리는 수준이다.

 

탄소마켓워치(Carbon Market Watch)는 2024년 보고서에서 “이코노미석 장거리 비행 승객의 탄소발자국이 3~5톤 수준이라면, 우주관광 승객 한 명은 그 최대 100배에 달하는 발자국을 남긴다”고 지적했다. 

물론 현재 우주발사 전체가 차지하는 온실가스는 항공의 약 2% 수준에 그치지만, 상업 우주관광과 민간 우주 비행이 계획대로 늘어난다면 이 비중은 빠르게 커질 수밖에 없다.

 

[“양이 아니라 위치의 문제” — 대기권 상층을 때리는 그을음과 NOx]

 

현재 기준으로 보면, 우주산업 전체의 연간 배출은 전 세계 인위적 배출의 약 0.01% 수준에 불과하다는 추산도 있다. 

프랑스 우주국(CNES)이 국가 단위 우주부문 탄소발자국을 분석한 결과, 프랑스에서 우주활동이 차지하는 비중은 국가 배출의 0.3% 정도였다. 숫자만 보면 “별로 크지 않다”는 인상이 든다.

 

하지만 우주관광의 문제는 “얼마나 많이 배출하느냐”만이 아니라 “어디에서 배출하느냐”에 있다. 

로켓은 다른 어떤 교통수단보다 높은 고도, 즉 성층권·중간권(약 10~80km 상공)에 직접 배기가스를 뿜는다. 

이 층에서는 공기가 희박해 오염물질이 2~3년 이상 머물 수 있고, 오존층과 기후에 미치는 영향이 여전히 잘 연구되지 않았다.

 

탄화수소 기반 연료를 태우는 로켓은 모두 검댕(black carbon)과 그을음을 내뿜는다. 

버진 갤럭틱의 스페이스십투(SpaceShipTwo)는 합성고무와 아산화질소를 연료·산화제로 사용하는 하이브리드 엔진을 쓰는데, 이 조합은 대량의 그을음을 생성한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이 그을음 입자는 성층권에서 햇빛을 흡수해 대기를 가열하고, 구름 형성과 복사균형을 교란하며, 오존 파괴 반응을 촉진할 수 있다.

 

질소산화물(NOx)도 문제다. 로켓 재진입 과정에서 형성되는 고온은 대기 중 질소와 산소를 반응시켜 NOx를 만든다. 

미국 해양대기청(NOAA) 과학자들은 NOx가 이산화탄소보다 약 300배 강한 온난화 잠재력을 가지고 있으며, 오존층 파괴에도 큰 역할을 한다고 경고한다.

 

2021년 발표된 한 모델링 연구는, 연간 발사 횟수가 현재 수준에서 크게 늘지 않더라도 향후 10년 동안 로켓 배출이 성층권 오존 회복분의 최대 10~16%를 다시 갉아먹을 수 있다고 예측했다. 

다른 연구는 연간 400회의 우주관광·상업발사가 40년간 이어질 경우, 북극 기온 상승을 기존 예측보다 최대 1도 더 끌어올릴 수 있다는 시나리오를 제시했다. 

과학자들은 공통적으로 이렇게 말한다. “언제, 어느 수준에서 로켓 배출이 기후·오존에 치명적 영향을 주기 시작할지 아직 정확히 알지 못한다. 그게 문제다.”

 

[1%를 위한 ‘마지막 놀이공원’]

 

우주관광은 극단적인 불평등의 상징이기도 하다. 현재 서브오비탈 우주관광 티켓 가격은 1인당 수십만 달러에 이르며, 오비탈(궤도) 관광은 수천만 달러를 호가한다. 

지상에서조차 평생 해외여행 한 번 못 가는 인구가 대다수라는 사실을 떠올리면, 중산층조차 감히 상상하기 어려운 경험이다.

 

한 연구는 우주여행자의 기후영향을 “시간당 2,000~4,600 ‘글로벌 기후 등가(GCE)’”라는 지표로 환산했다. 

같은 시간 동안 상용 항공편 승객이 미치는 영향의 수백 배에 해당하는 수준이다. 

연구진은 이를 “극도로 에너지 집약적이며, 이용자의 극소수성이 심각한 윤리적 질문을 던지는 관광형태”라고 평가했다.

 

기후 불평등을 다룬 보고서들은 이미, 전 세계 상위 1%가 하위 10%보다 175배 많은 온실가스를 배출한다고 지적해 왔다. 

전용기·슈퍼요트·초호화 소비에 더해, 우주관광이 이 목록에 새로 추가되고 있는 셈이다. 

기후과학자들은 “지금 같은 시기에, 오로지 기쁨과 스릴을 위해 배출을 기하급수적으로 늘리는 새로운 관광활동을 시작하는 것은 매우 나쁜 타이밍”이라고 입을 모은다.

 

이 지점에서, 우주관광은 단순한 기술·환경 이슈를 넘어 도덕·정의의 문제로 옮겨 간다. 

모든 사람이 이용할 수 있는 대중교통·대량관광이 아니라, 극소수 초부유층의 “버킷리스트”를 위해 모두가 기후비용을 치르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우주기지의 약속과 지역사회의 현실]

 

그렇다고 우주산업이 지역에 아무런 긍정 효과를 주지 않는 것은 아니다. 

미국 뉴멕시코주의 작은 사막 마을 트루스 오어 콘시퀀시즈(Truth or Consequences)는, 가뭄으로 저수지가 마르고 수상관광이 줄어든 뒤 버진 갤럭틱의 스페이스포트 아메리카(Spaceport America)에 기대를 걸고 있다. 지역 상공인과 주민들은 우주발사를 보러 오는 관광객과 관련 산업 수요가 늘어나 작은 호텔·식당·가게에 새로운 숨통을 틔워 줄 것이라 기대한다. 

동시에, 물 부족과 기후위기 속에서 과연 이 산업이 얼마나 안정적인 대안이 될지에 대해서는 회의적인 목소리도 존재한다.

 

영국 스코틀랜드 북단의 섹서보드(SaxaVord) 우주기지를 둘러싼 조사에서도, 주민들은 대체로 “조심스러운 기대”를 보인다. 

인터뷰에 참여한 주민들의 다수는 우주기지가 장기적으로 관광과 서비스업에 일자리를 만들고, 섬의 교통·통신 인프라를 개선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답했다. 

이미 일부 관광객은 “언제 발사가 있냐, 볼 수 있냐”고 묻고 있고, 발사 일정에 맞춰 섬을 찾는 사람들도 늘고 있다는 보고가 있다.

 

하지만 우려도 함께 존재한다. 발사와 보안 때문에 페리·항공편이 중단되면 기존 관광객이 섬에 못 오는 상황, 발사 일정에 맞춰 단기 수요만 몰리고 일상적인 서비스 이용에는 큰 변화가 없을 수 있다는 점, 외부 자본과 노동력이 들어오면서 주거비·생활비가 오를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어떤 주민은 “우주기지 이야기만 들으러 오는 방문객들에 이미 지쳤다”며, 프로젝트의 실질적 이익이 섬에 얼마만큼 남을지에 의문을 표했다.

 

수십 년 전 케네디 우주센터가 들어서며 미국 플로리다 메릿 아일랜드 일대가 감귤 농장과 늪지에서 호텔·모텔과 해변관광도시로 바뀐 사례처럼, 우주기지는 분명 지역경제의 판을 바꿀 힘을 가진다. 

그러나 그 변화가 누구에게 어떤 모습으로 돌아가는지는, 여전히 “설계와 거버넌스”에 달려 있다.

 

[본 기고가 던지고 싶은 질문]

 

관광의 최전선에 선 우주관광을 바라보며, 저는 결국 이런 질문을 피할 수 없다고 느낀다.

기후위기 시대, 우리가 정말 추가로 만들어야 하는 관광 수요가 이런 형태인가.

우주를 보는 감동과 상징이, 성층권에 쌓이는 그을음과 오존층 손실, 그리고 이미 불평등한 탄소경제를 더 키우는 위험을 감수할 만큼의 가치가 있는가.

“언젠가 모두가 우주를 경험하게 하겠다”는 약속은, 정말로 모두를 위한 꿈인가, 아니면 극소수의 사치를 정당화하는 언어인가.

제안하고 싶은 것은, 우주를 향한 꿈을 포기하자는 것이 아니다. 무엇을 먼저 해야 하는지의 순서를 바꾸자는 것이다.

 

우리가 아직 지구 위 수십억 사람에게 깨끗한 물과 공기, 안전한 집과 이동권, 기본적인 여행의 권리조차 보장하지 못한 상태에서, 우주관광은 어쩌면 조금 뒤로 물러나 있어야 할지도 모른다. 

적어도, 그 산업이 스스로의 기후·환경 비용을 투명하게 드러내고, 강력한 상한과 규칙을 받아들이고, 지구 환경 회복과 취약계층 지원에 막대한 책임을 지겠다는 약속을 하기 전까지는 말이다.

 

관광은 늘 “다음 여행지”를 상상하게 한다.

그러나 지금 우리가 진짜로 마주해야 할 질문은, 어쩌면 이것인지도 모른다.

“우리는 아직 이 지구라는 여행지를 제대로 돌보지도 못하고 있는데, 다른 여행지를 찾을 자격이 있는가.”

그 질문 앞에서, 당신이라면 우주관광을 어떤 순서에 올려둘 것인가.

 

[이강일 | 관광산업 연구자·저자. 관광의 미래를 읽고, 현장의 길을 설계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