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광칼럼 18] 관광일자리의 미래, 일의 양이 아니라 일의 질을 바꿔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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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광 인사이트

[관광칼럼 18] 관광일자리의 미래, 일의 양이 아니라 일의 질을 바꿔야 한다

관리자 2026-07-31 조회수 48


관광산업은 다시 성장 궤도에 올랐지만, 인력은 오히려 줄고 있다.

세계여행관광협의회(WTTC)의 최근 분석에 따르면 2035년까지 전 세계 관광산업에서 수천만 명 규모의 인력 부족이 발생할 것으로 전망된다. 

기술은 빠르게 발전하는데, 사람은 그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는 역설적인 인력 위기가 다가오고 있는 것이다. 

성장의 그래프는 위로 그려지지만, 일자리의 그래프는 균일하게 따라 올라가지 않는다.

 

이 위기는 단순히 “사람이 없다”는 문제가 아니다. 

‘어떤 일자리가 부족한가’와 ‘어떤 일자리가 불안정한가’가 동시에 겹쳐 있는 구조적 문제다. WTTC는 이를 “관광 노동의 불균형”이라고 표현한다. 

고숙련 인력은 부족하고, 저숙련 인력은 불안정한 상태. 

AI와 자동화가 단순 업무를 빠르게 대체하는 동안, 고객 경험을 설계하고 서비스를 창의적으로 개선할 수 있는 인재는 오히려 줄어들고 있다. 

관광산업의 성장 속도가 인재 양성 속도를 앞질렀다는 말은 그래서 나온다.

 

이러한 불균형은 현장에서 이미 체감된다. 

숙박·운송·요식업 전반에서 “사람을 구하기 어렵다”는 말은 일상이 되었고, 특히 현장 리더십을 맡을 중간 관리자가 부족하다는 하소연은 끊이지 않는다. 

동시에, 단순 서비스나 아르바이트 중심 일자리는 늘어나지만 고용 안정성과 성장 경로가 보장되지 않아서 장기적으로 머물고 싶어 하는 사람은 줄어드는 악순환이 이어진다. 

일자리의 숫자는 있어도 ‘머물고 싶은 일자리’의 숫자는 부족한 상태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관광일자리의 미래를 단순히 “몇 명을 더 채용할 것인가”의 문제로 보지 않는 것이다. 

앞으로의 관광은 일자리의 양이 아니라 일자리의 질과 성장 경로를 바꾸는 구조를 필요로 한다. 서비스와 경험의 산업인 관광에서는 특히 그렇다. 

기술이 고객을 완전히 이해해 줄 수는 없다. 

결국 사람을 이해하고, 경험을 설계하며, 서비스를 혁신하는 능력이 관광 일자리의 새 기준이 되어야 한다.

 

글로벌 보고서들이 공통적으로 제시하는 방향은 크게 세 가지다. 

첫째, 청년층의 적극적인 유입이다.

관광업을 단순 서비스업이 아니라 기술과 창의성이 결합된 산업으로 재정의해야 젊은 세대가 관심을 가진다. 

현장 경험과 데이터 분석, 서비스 디자인, 지속가능관광, 디지털 마케팅을 모두 아우르는 융합 산업이라는 인식을 심어줄 필요가 있다. 

관광은 ‘단순히 손님을 받는 일’이 아니라 ‘여행의 흐름과 경험을 설계하는 일’이라는 언어로 바뀌어야 한다.

 

둘째, 근로환경과 성장 경로의 개선이다.

유연근무제, 복지 제도, 공정한 평가와 승진 구조가 없다면 관광업은 계속 “잠깐 머무르는 일터”로 인식될 것이다. 

야간·주말·성수기 중심의 노동 구조 속에서도 삶의 균형을 찾을 수 있도록 제도를 설계해야 하고, 초기 저숙련직에서 중간 관리자, 기획자, 전문 컨설턴트 등으로 올라갈 수 있는 사다리를 복원해야 한다. 

관광일자리가 “경력의 통로”가 아니라 “막다른 골목”으로 느껴지는 한, 인재는 다른 산업으로 계속 이동할 것이다.

 

셋째, 교육과 훈련의 재설계다.

현재 많은 관광 관련 교육과정은 여전히 대중관광 시대를 기준으로 설계되어 있어 급변하는 관광환경과 디지털 전환, ESG, 지속가능성, 로컬 경험 중심 시장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론과 마케팅 중심의 커리큘럼이 전체 교육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면서, 현장형 고숙련 인력 양성과는 괴리가 크다는 분석도 있다. 

앞으로의 교육은 단순 서비스 스킬을 반복하는 것이 아니라, 기획력·데이터 리터러시·서비스 디자인·비판적 사고·문제 해결·창의력을 함께 다루어야 한다.

 

관광·레저산업 인적자원개발위원회(ISC)가 정리한 내용을 보면, 이미 현장에서 요구되는 전문역량이 빠르게 바뀌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디지털 전환에 대응할 수 있는 역량, 관광산업 구조 변화에 대한 이해, 융합 영역에서 새로 등장하는 직무에 대한 적응력이 핵심으로 떠오르고 있다. 

기업 훈련과정에서도 온라인 기반 실무 교육이 확대되고 있지만, 여전히 정규 교육과 실무 요구 사이의 간극은 크다. 

결국, 교과과정 자체를 다시 점검하고, 현장 수요에 맞는 비교과·실무 중심 프로그램을 연계해 주는 것이 절실한 과제로 남아 있다.

 

관광일자리의 미래를 생각할 때 우리는 두 가지를 동시에 봐야 한다.

하나는 고숙련 인재를 어떻게 키울 것인가, 다른 하나는 저숙련 인재가 성장할 수 있는 경로를 어떻게 만들 것인가다.

서비스 현장에서 고객을 맞이하는 사람들은 관광의 얼굴이다. 

이들이 단순히 “그날의 자리”를 채우는 인력이 아니라, 시간이 지날수록 경험이 축적되고, 조직과 지역의 경쟁력을 만드는 핵심 자산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사다리를 설계해야 한다.

 

관광은 경험의 산업이자 사람의 산업이다.

기술은 업무를 돕는 도구지만, 고객의 마음을 끝까지 읽어주는 존재는 아니다. 

“미래의 관광산업은 자동화된 손이 아니라, 훈련된 생각으로 움직인다”라는 분석은 그래서 나온다. 

숫자를 맞추는 손이 아니라, 경험을 설계하는 머리와 현장을 읽는 눈, 관계를 이어가는 마음이 관광을 움직일 것이다.

 

마무리하며, 질문은 단순하다. 

우리는 얼마나 많은 일자리를 이야기하고 있는가, 그리고 얼마나 많은 ‘좋은 일자리’를 설계하고 있는가.

관광일자리는 줄어들지 않는다. 다만 필요한 역량과 성장 경로가 바뀌고 있을 뿐이다. 

관광의 미래를 준비한다는 말은, 결국 사람의 일을 다시 설계한다는 말과 같다. 

 

이제는 숫자보다 구조, 채용보다 성장, 일자리보다 ‘일의 질’을 이야기해야 할 때다.

 

[이강일 | 관광산업 연구자·저자. 관광의 미래를 읽고, 현장의 길을 설계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