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광칼럼 12] 관광산업의 위기와 기회, 현장형 인재는 어떻게 움직이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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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광칼럼 12] 관광산업의 위기와 기회, 현장형 인재는 어떻게 움직이는가

관리자 2026-07-22 조회수 48


관광산업은 늘 위기와 함께 이야기된다. 팬데믹, 경기 둔화, 플랫폼의 확산, 여행 소비 방식의 변화까지 겹치면서 관광은 쉽게 불안의 언어로 읽힌다. 

그러나 위기는 곧 소멸을 뜻하지 않는다. 오히려 산업 구조가 바뀌고 있다는 신호에 가깝다. 닫히는 시장이 있는 만큼 새로 열리는 시장도 생기고, 사라지는 역할이 있는 만큼 새로 필요한 역할도 나타난다. 

관광산업은 멈춘 것이 아니라 다른 방식으로 움직이고 있다.

 

최근 여행 시장의 변화를 보면, 특히 MZ 세대의 영향이 뚜렷하다. 여행지를 고를 때는 날씨와 기후, 현지 음식, 취향의 일치가 중요해졌고, 실제 계획 단계에서는 안전과 편의성이 더 큰 영향을 미친다. 

새로운 지역을 향한 호기심과 익숙한 곳을 다시 찾는 습관이 함께 나타나는 것도 특징이다. 다시 말해, 오늘의 관광객은 단순히 ‘가고 싶은 곳’이 아니라 ‘안전하게, 편리하게, 그리고 나답게 경험할 수 있는 곳’을 찾는다. 

이 변화는 여행업, 호텔업, 지역관광 모두에 전혀 다른 과제를 던진다.

 

여행업은 더 이상 단순한 예약 창구가 될 수 없다. 과거처럼 항공권과 숙박을 묶어 판매하는 역할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고객이 원하는 것은 일정의 편의만이 아니라, 자기 취향에 맞는 경험의 설계다. 

여행사는 이제 취향을 읽고, 여행 흐름을 설계하고, 현지에서의 불안을 줄여주는 전문 조직이 되어야 한다. 호텔 역시 단순한 숙박 공간이 아니라, 안전과 편의, 지역 경험을 함께 제공하는 플랫폼으로 변해야 한다. 

지역관광은 명소를 나열하는 방식에서 벗어나, 날씨·미식·안전·이동·체험을 하나의 흐름으로 엮는 생활형 관광으로 재편되어야 한다.

 

이 변화의 중심에는 현장형 인재가 있다. 현장형 인재는 거창한 이론보다 먼저 현장의 언어를 읽는다. 무엇이 바뀌고 있는지, 고객이 무엇을 불편해하는지, 어떤 상품이 반응을 얻는지, 어떤 서비스가 재방문으로 이어지는지를 먼저 본다. 

그리고 그 흐름을 바탕으로 빠르게 실험하고, 실패를 수정하고, 작은 성과를 축적한다. 관광산업에서 중요한 것은 한 번의 대형 성공이 아니라 변화에 반응하는 속도와 축적되는 감각이다. 현장형 인재는 이 흐름을 놓치지 않는다.

이들이 먼저 해야 할 일은 배움이다. 배움은 교재 속 지식에만 머무르지 않는다. 

 

시장의 변화를 읽는 일, 고객의 언어를 해석하는 일, 새로운 소비 패턴을 관찰하는 일이 모두 배움이다. 

여행 플랫폼이 어떻게 움직이는지, MZ 세대가 어떤 조건에서 예약을 결정하는지, 안전과 편의에 대한 기준이 어디까지 높아졌는지, 로컬 경험에 왜 반응하는지 계속 살펴야 한다. 

배움은 곧 감각을 만드는 일이다. 감각이 있어야 위기의 방향을 읽을 수 있다.

 

다음은 연결이다. 관광은 본질적으로 연결 산업이다. 고객과 공급자, 지역과 방문자, 콘텐츠와 운영, 민간과 공공을 잇는 사람이 필요하다. 

현장형 인재는 정보를 모으는 데서 멈추지 않고, 사람과 사람, 지역과 서비스, 기대와 현실을 연결한다. 이 연결이 있어야 관광은 단발성 이벤트가 아니라 지속 가능한 산업이 된다. 

결국 관광의 경쟁력은 좋은 자원 하나보다, 그것을 어떻게 연결해 흐름으로 바꾸느냐에 달려 있다.

 

마지막은 실행이다. 아무리 좋은 분석도 실제 상품과 서비스로 옮겨지지 않으면 의미가 없다. 위기를 읽었다면 그것을 작은 변화로라도 시험해야 한다. 

고객 문의 방식 하나를 바꾸고, 안내 문구 하나를 정리하고, 상품 구성 하나를 조정하는 식의 개선이 현장을 바꾼다. 현장형 인재는 완벽한 계획을 기다리지 않는다. 먼저 움직이고, 결과를 확인하고, 다시 조정한다. 

이런 실행의 반복이 결국 산업을 바꾼다.

 

위기는 사라지지 않는다. 다만 위기를 읽는 사람과 읽지 못하는 사람의 차이가 더 커질 뿐이다. 관광산업의 미래는 위기를 두려워하는 사람보다, 위기 속에서 다음 변화를 먼저 읽고 움직이는 사람에게 열릴 것이다. 

관광의 다음 장은 이미 시작됐다. 중요한 것은 그 흐름을 먼저 읽고 행동으로 옮기는 일이다.

 

 

[이강일 | 관광산업 연구자·저자. 관광의 미래를 읽고, 현장의 길을 설계하다.]